[매경춘추] 사관(史觀)의 독립
최근 우리 교회 신도인 이도상 박사가 책을 한 권 냈다. 그는 예비역 장성이요 역사학자인데, 8년 전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사경에서 내게 한 가지 소원을 이야기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을 한 번만 연기해 주신다면 저는 민족을 위해서 고대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정리해두고 싶습니다."
그는 다행히 회복되었고 여러 가지 고서와 유적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을 여러 차례 다닌 후 마침내 `고대조선, 끝나지 않은 논쟁`이라는 책을 완성했다. 그에 의하면 "우리 민족의 기원인 고대조선 역사를 바로 알아야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즉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고대조선의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1910~1911년 우리 역사 서적 20만여 권을 압수해서 소각시켜 버렸다. 그 대신 `조선사` 35권을 편찬함으로써 일본 역사보다 무려 1700여 년이나 앞선 한국 고대사를 삭제해 버렸다. 예컨대 고대조선 변방에서 있었던 기자나 위만을 고대조선 중심에서 활동한 것처럼 바꾸어버렸고, 현 중국의 발해 서안 지역에 있었던 한사군의 위치를 대동강 유역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이것은 엄연한 역사 침략이고 강탈이다. 또 중국의 동북공정이 그 논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사교과서는 그렇게 가르치고 있고 동북아역사재단까지도 그 왜곡된 역사를 인정하고 있다.
역사학은 우리의 존재 의미를 사색하면서 정체성을 확립해주는 학문이다. 그리고 역사교육은 국가관과 애국심을 길러주고 통일한국의 터를 닦는 정지작업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고대조선의 역사를 복원하려고 하지 않는가.
그것은 첫째, 식민사학의 잔재 때문이다. 일본의 마지막 총독인 노부유키는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적어도 100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우리는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조선인들은 결국 서로를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과연 식민사관의 잔재가 아직도 우리 속에 남아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가. 둘째, 과거에는 사료가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나는 역사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많은 역사학자들로부터 고대조선의 역사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듣고 있다. 올해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는다. 이제 우리는 공시적 행사보다는 통시적 안목을 가지고 바른 역사부터 복원해야 한다. 즉 사관의 독립부터 하자는 말이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참된 광복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