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 단순함이 능력이다
헤르만 헤세의 ‘안개 속에서’라는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 누구든 혼자이다.”
나는 어린 시절 비오는 날을 좋아했다. 청소년 시절엔 안개 낀 아침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특별히 신학교를 다니던 때 철야를 하며 산 기도를 하던 새벽, 짙은 안개 속에서 기도하면 너무 신비롭고 마치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한 것처럼 착각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해가 뜨기 시작하면 그 안개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눈부신 햇살이 온 산을 비춘다. 그때 안개의 신비감, 거룩한 환영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 순간 야고보 선생이 말한 것처럼 “우리 인생이 안개와 같구나.”라며 되뇌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나도 50대 목사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신학생 시절에는 단순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복잡해지고 망각 증세가 있다. 우리가 안개 같은 인생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니까 안개끼리 서로 싸우는 것이다. 우리가 안개 같은 인생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단순해진다. 그 단순함이 능력이 된다. 이제, 단순함의 영성을 회복하자. 단순해야 하나님이 보이고 천국이 보이며 진짜 복음의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그대, 단순함의 영성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