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입맛보다 더 중요한 것
최근 어느 신도시 대형교회 목회자의 ‘교회 해체’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나는 누구보다도 그분을 귀하게 여기고 존경한다. 그분의 목회는 거친 광야의 외치는 소리가 아니라 따뜻한 온실형이며, 플러스형이 아니라 마이너스형이다. 그래서 그 분에게는 사람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스펀지와 같은 흡인력이 있다. 크게 소리를 지르지는 웅변형 변사는 아니지만 고요한 역설의 힘과 영성으로 신 설교의 장을 연 목회자이다. 그런데 1부 주일예배 시간에 대형교회 담임목회자로서의 고뇌를 토로하며 앞으로 10년간 추구해야 할 미래의 방향성을 선언하였다. 그런데 한 교계 기자가 그것을 일방적으로 ‘교회 해체’라는 문구와 함께 기사화 시켜 버렸다.
물론 그 목사님의 의중이 ‘자의적 교회 해체’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러나 그 의중과는 달리 일반 웹 온라인과 언론에서까지 ‘교회 해체’라는 말만을 이슈화하면서 또 한 번 한국교회를 상처 내는 공격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그것뿐인가. 어느 대형교회 원로 목사님 한 분은 일반 신문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교회 세습을 반성한다고 참회를 하였다. 아들을 세웠으면 조금 부족하고 연약해도 뒤에서 더 눈물로 기도하고 섬겨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 정말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되면 기도원에 가서 하나님을 독대하며 참회해야지, 왜 하필이면 세상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 회개를 하는가. 요즘 언론은 어떻게든지 한국교회의 부정과 비리를 들추어 상처 내려고 하는데 완전히 그 장단에 놀아나는 것뿐이었다.
나도 평소에 말을 함부로 하는 편이고 말담이 좋아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내 개인의 인격과 스타일의 문제로 연관된 것이지, 한국교회의 영광성과 거룩성에 관련된 것이거나 큰 파장을 일으킬 문제 같으면 정말 조심하고 또 조심한다. 특별히 한국교회 지도자라면 말에 대한 책임을 더 느껴야 한다. 가뜩이나 한국교회가 어려운 시점에서 ‘교회 해체’나 ‘세습 반성’ 발언은 그 진의가 어디에 있든지 오히려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책에서 정신적 가치와 이미지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했다. 아무리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퍼포먼스라고 해도 그것이 주님의 몸 된 교회의 가치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설화(舌禍)를 일으키고 치명타를 준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리스도가 교회의 왕이시고 머리이신데 누구 마음대로 교회를 개척하고 해체하는가. 누구의 자격으로 공개적으로 교회의 영광성을 허물며 치부를 들추는가. 이것은 또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교회를 기업처럼 경영하거나 세습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 일수도 있다. 정말 주님이 교회의 주인이고 왕임을 고백하는 사람이라면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절제하고 책임져야 한다. 한 번 뱉은 말은 결코 주워 담을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이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더 명심해야 한다. 때로는 홀로 눈물 흘리며 견디는 침묵이, 수만 사람들 앞에서의 천 마디의 웅변보다도 더 위대한 용기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