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를 아는가. 물망초의 꽃말은 Forget me not, 나를 잊지 말고 버리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버려서도 안 되고 버릴 수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도 이런 물망초의 연가와 같은 십자가의 비가를 불렀다. 예수님은 육체의 고통보다도 더 큰 아픔, 즉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영혼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하늘로부터도 버림받고 땅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아픔을 겪었다.
오죽하면 예수님께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고 고백하셨지 않는가. 이거야말로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절규하신 물망초의 연가요, 슬픔의 비가였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부른 물망초의 노래는 아버지가 잠시 자기를 버린 것에 대한 원망의 비가가 결코 아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없다는 역설적인 물망초의 절규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교단이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일수록 물망초의 연가를 부르자. 아니, 물망초의 역설적 삶을 살아가자. 그럴수록 주님을 더 사랑하고 기도의 끈을 놓지 말자. 결코 체념하지 말고 향기로운 물망초의 영성의 꽃이 피어오르게 하자. 그러다보면 반드시 길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영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