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지워진 밤 얼마나 많은 밤을 기다렸는지 얼마나 많은 별빛이 흘러내렸는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움으로 요셉의 차가운 눈초리까지 견뎌야 했던 두려운 밤들 그러나 사람들 모두 잠들고 바람에 흔들리던 등잔의 불도 꺼지고 지친 꽃들이 스르르 눈을 감을 때 요셉의 가슴에도 하얀 꽃이 필 무렵 베들레헴 허름한 마구간의 적막 사이로 희미하게 들리는 아기 예수의 숨결 소리 그 여린 손으로 우리를 붙드시리 그 맑은 눈동자로 우리를 바라보시리 그 미소 하나로 모든 슬픔이 사라지리.
예수 탄생 당시 로마 황제 아구스도의 인구조사 명령으로 요셉과 마리아는 나사렛에서 베들레헴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여관에 머물 곳이 없어 마리아는 마구간을 얻어 출산하게 되고 예수는 강보에 싸여 구유 곧 말의 먹이통에 뉘었다.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낮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리에서 태어났으니 예수의 삶과 사역 전체가 겸손과 섬김의 길임을 예고한다. 시인은 무엇보다 먼저 마리아의 외로움과 두려움에 주목했다. 심지어 요셉의 차가운 눈초리까지 견뎌야 했을 것으로 유추한다. 그런데 모두가 잠든 적막 사이로 희미하게 들리는 아기 예수의 숨결 소리가 있다. 시인은 그 여린 손과 그 맑은 눈동자와 그 미소 하나가 인류 역사에서 전대미문이요 전무후무한 위대한 여정의 시작임을 선언한다. 가장 낮은 자리와 가장 높은 영광을 관통하는 기적의 생애에 대한 노래의 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