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1974년 서울지역 부활절 연합예배 때 일어난 YMCA 사건을 비롯해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별히 근대화와 산업화의 사상적, 정신적 근간이 되며 앞장서 왔다. 그러는 사이에 이단도 독버섯처럼 자라기 시작했다. 오늘날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병리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가 신천지와 통일교다. 신천지와 통일교 같은 경우는 사회악이며 부패한 사이비 종교 집단이고, 제거돼야 할 이단 종교다. 이런 이단은 대부분 교회 안으로 들어와서 기성 교인들을 빼앗아 갔던 기생충과 같은 집단이었다. 이들이 정치 권력과 결탁해온 부패한 민낯이 다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이단의 정교유착을 뿌리째 뽑는다고 하니 먼저 안심이 되는 면이 있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다.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처럼 정부가 사이비 이단을 정리해 주면 긍정적 부분이 많겠지만 나중에는 정부 권력이 건전한 종교까지 깊숙이 개입하거나 간섭하는 흐름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 시절 종교소득 과세 문제가 대두됐던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종교소득’이라는 입법 초안을 ‘종교인소득’으로 고치는 데 선봉장 역할을 감당했다. 법을 입법하려는 목적에 정부가 종교 내부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깊이 간섭하겠다는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그 일이 있기 전부터 모든 직원, 교역자들이 개인 소득 세금을 자진 납부해 왔다. 그래서 나는 종교소득 과세 입법을 막는 데 할 말이 있고 대화가 가능했다. 노력의 결과로 과세 당국의 종교단체 장부 확인은 종교인소득 관련 부분에만 한정한다는 문구를 넣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렇게 공적 교회의 세움을 위한 활동은 누군가는 앞장서고 책임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극단적 우편향, 극단적 좌편향이 돼 정치 카르텔과 극단적 결탁을 해서는 안 된다. 목사도 개인의 신앙적 소신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강단에서 극단적 이념 사상과 정치적 색깔이 짙은 발언을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진정한 설교가 아니라 정치 평론이고 모든 한국교회에 먹칠하는 행위다. 자기들이 획일적으로 만들어 낸 정의 안에 갇혀 있으면 하나님의 순수한 말씀이 전파돼야 할 강단에서 이념에 물든 설교나 정치 평론적인 설교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목회자의 설교에는 선지성과 예언자적 목소리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몇몇 분의 기형적 정치 발언과 행동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먹칠당한 부분이 많다. 더구나 종교를 이용해 혹세무민하며 돈벌이를 했던 일부 기형적 탈기독교 리더들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이것이야말로 정의로운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이걸 종교탄압이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그러나 국가 권력이 종교를 지배하고 간섭하는 것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체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단의 정교유착 위법 사례는 추상같은 법 집행으로 철퇴가 내려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권력을 통해 한두 개의 달콤한 사탕을 얻는 것보다 그것 때문에 더 쓰디쓴 쑥물을 마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독교 2000년 역사를 봐도 종교가 국가권력과 손을 잡거나 또는 국가권력이 종교에 간섭하게 되면 결국은 교회도 타락하고 국가도 타락하는 현상이 역사의 거울로 남아 있지 않은가. 정말 품격이 있는 민주주의, 선진국일수록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좌우의 이념을 앞세우지 않고 항상 성경적 진리와 가치에 기반해 합리적이면서도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지도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