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스라엘의 아기처럼 당신도 낳은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지요 왕족이나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나지 않아 쓸쓸하지 않았나요 드릴 예물이 비둘기여서 초라함을 느끼지 않았나요 하지만 당신 안에는 신성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영광의 임재가 머물렀으니 얼마나 행복하였을까요 마리아의 품에 안겨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돌담 사이로 스쳐 지나갔을 신성의 바람 시므온과 안나의 메마른 얼굴에 닿았던 눈부신 사랑의 섬광 눈을 감아도 보이고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세상에 내려온 천상의 첫 숨결, 성육신의 애처로운 서사.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서 할례와 관련된 사건은 누가복음 2장에 기록돼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할례는 그의 탄생 직후 유대인의 율법을 따르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나중에 마태복음 5장에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는 말씀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 예수는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았다. 시인은 이 사건에 '신성의 꽃'과 '영광의 임재'가 함께 했다고 노래했다. 또 그곳에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려온 시므온과 안나의 얼굴에 눈부신 사랑의 섬광이 닿았다고 묘사했다. 시인은 왜 세상에 내려온 천상의 첫 숨결을 두고 성육신의 애처로운 서사라고 표현했을까. 그로부터 전개될 예수의 생애와 사역을 생각하며 그 영광과 함께 하는 곤고함을 미리 내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