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가지 / 당신 생각으로 / 나는 / 날이 새고 / 날이 저뭅니다 / 새는 날을 못 막고/ 지는 해를 못 잡듯이 / 이 내 마음 어쩌지요 / 어쩐다지요 / 나도 말리지 못합니다“ 김용택님의 시 ‘어쩐다지요‘는 언제 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하는 마음은 가시철조망으로 가둬도 붉게 피어난다. 만약 길을 걷다가 사랑하는 여인이 “저기 보이는 꽃이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라고 묻는다면 남자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가서 꽃을 꺾어올 것이다. 위태로운 절벽에 매달려 있는 꽃송이라 할지라도 달려간다. 그러나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집 뜰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이라 해도 쳐다보지 않는다. 대학에서 연애학개론을 배우지 않아도 성인이 되면 다 알아서 사랑하고 애도 잘 낳고 산다. 그것이 바로 스스로 우러나고 피어나는 사랑이다. 우리 인생도 이런 것이 아닐까. 처음에는 악착같이 노력하고 일해서 성공해 보려고 발버둥 친다. 돈을 모으고 집을 사고 승진을 하고 새로운 사업을 벌리고 어떻게 사는 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인생은 돈으로만 살 수 없는 무언가 가치 있는 것들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힌다. 인생을 성공의 과정으로 본다면 우리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왜냐면 모든 인생의 끝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을 사랑의 과정으로 본다면 우리는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실패하지 않을 수는 있다. 왜냐면 우리가 사랑하며 살아간 만큼 아름다운 추억과 그리움을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남겨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복음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도로 소개되는 사람이 사도 바울이다. 그도 처음에는 자신의 의와 율법으로 하나님께 충성하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진정한 사랑을 경험한 뒤에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오직 내 안에는 그리스도만이 사신다고 고백하며 사도의 길을 걸었다. 그런 뒤부터는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랑의 꽃, 생명의 꽃이 피었다. 사람을 죽이려고 맹렬하게 뛰어 다녔던 그가 사람을 살리는 사랑의 사도로 변모한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교회를 다니기 전에는 아버지를 닮아서 얼마나 교회 다니는 사람들을 핍박하였는지 모른다. 같은 반에 어느 전도사님 아들이 있었는데 내가 얼마나 괴롭히고 못살게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나중에는 내가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순간부터 아버지로부터 그 모진 핍박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 신앙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사랑과 열정 인생 위에서 절망하지 않았다. 나도 어쩔 수 없고 나도 말릴 수 없는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다. 사랑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내 자신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 분의 사랑의 옷을 입어야 한다. 사랑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성으로 조종될 수 있는 감정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내 마음 어쩌지요 / 어쩐다지요 / 나도 말리지 못합니다” 애간장 녹이듯 속삭이는 시인의 고백처럼 사랑은 내 자신도 말릴 수 없는 그 흔들리는 감정이다. 현대인의 사랑은 얼마나 계산적이며 물질적인가. 사랑의 고갈시대다. 이 황폐한 사막의 한 가운데서 어쩔 수 없는 사랑, 내 스스로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랑, 그런 사랑이 더 목마르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