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World-KICA) 장헌일 사무총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월드키카는 세계 175개국 700만 해외동포들의 권익을 신장하고 상호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민간 지원단체로서 국내의 정.재계, 학계, 교육계, 예술계 등의 인사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한인의 날 제정` 안건을 국회에 상정해 놓은 상태이고 다음 대통령 때에 선포하여 최종 확정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지난 2.28일 수요일 오후 2시 30분에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창립총회를 갖는 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누가 평일 오후 2시 30분에 보이겠습니까? 그래서 주최 측에서 저에게 사람들을 동원해 줄 것과 찬양대 특송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세계 한인들을 위한 일이고 나라를 섬기는 것이므로 긍정적으로 생각을 했는데 순서지를 보니까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무조건 NO를 해 버렸습니다.
저는 원래 종교다원주의라고 하면 뉘가 난 사람이라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복음의 본질과 구원의 진리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사람입니다. 진리 문제에 대해서는 생명을 걸어버리니까요. 거기에다가 예배를 드리는 것도 아니고 제가 설교하는 것도 아니고 겨우 이사에 불과한데 그렇게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어서 단호하게 거절해 버렸습니다. 대표회장에서 통보를 하고 정리를 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문득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는 정월태 집사에게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정집사는 "목사님, 찬송가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저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면에서 생각해보면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은 기독교계의 한경직 목사님과 같은 불교계의 상징적인 거두인데 그런 분에게 당당하게 교회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 나라와 민족을 위해 투신한 3.1절 운동도 기독교인들이 주도를 하였는데 `세계 한인의 날 제정`을 위한 뜻 깊은 창립총회를 갖는 자리에서 특별히 찬송가를 부르는 것도 아니고 기독교 홍보 차원에서 한 번 섬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주일날 성가대를 모집하라는 광고도 하지 않은 채 먼저 당회를 소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장로님들에게 "3.2일에 열리는 금요촛불기도회는 내가 설교하러 가지만 사실 이번 행사는 설교를 하는 것도 아닌데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장로님들께서 긍정적으로 받아 드리시는 것입니다. "오히려 스님들에게 기독교를 알리는 선전 효과도 있고 애국적인 행사인데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 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의 이견이 없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확신할 수 없으면 반드시 당회에 투명하게 물어보고 결정을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정월태 집사가 "당일 날 참여할 수 있는 성가대원이 15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떻게든지 만들어서 가라고 지리를 하고 교무국장인 이종민 목사에게도 반드시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김정일 식으로 주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새에덴 찬양대가 국회헌정기념과에서 특송을 하게 된 것입니다. `선구자`, `아 대한민국`을 불렀는데 세계에서 모인 디아스포라 한인동포들과 국내외 인사들이 다른 사람들의 축사나 격려사는 듣지도 않고 오직 새에덴교회의 특송에만 탄성을 자아내고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분위기가 어찌나 좋던지 장헌일 사무총장이 하는 말씀이 "새에덴교회 찬양대가 얼마나 노래를 잘했으면 해외 수많은 인사들뿐 아니라 송월주 전조계종 총무원장도 감탄을 하고 기죽고 돌아갈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늦게 참석하여 2층에 있었는데 우리 교회 찬양대가 특송을 할 때는 청중들이 다 들을 정도의 큰 목소리로 "할렐루야, 아멘, 새에덴, 정월태 잘한다!" 를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청중을 압도하는 웅장하고 장엄한 새에덴의 특송과 또 그것을 보면서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담임목사가 있으니 스님들도 기죽고 돌아갈 수밖에요.
이번 행사는 처음에 갈 때는 망설임이 있었으나 올 때는 너무도 보람되고 좋았습니다. 작은 일 같지만 전도와 선교뿐만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국가적인 일에 함께 동참하는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새에덴교회는 나라를 사랑하는 울 때는 함께 울고, 기뻐할 때는 함께 기뻐한 서번트 리더쉽을 발휘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비록 말석의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그래도 한인 디아스포라 동포들과 국가를 위해 섬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껏 마음이 고무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새에덴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당일 참석해 주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