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회를 하면서 감사한 것이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성도들이 질병이나 사고로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합니다. 혹 성도들의 가족이나 친척 중에 상은 날망정 우리 성도들은 병도 안 걸리고, 또 병이 들어도 어느새 치료가 되어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가끔 말기 암환자와 같은 중한 환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올해 이른 봄에 오신 김정호집사님도 그런 경우입니다. 김집사님이 우리 교회에 오실 때는 이미 2-3개월 시한부판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교회에 와서 새벽기도도 다니며 얼마나 즐겁고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잘 하였는지 모릅니다.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을 붙잡고 정말 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중국에 간 사이에 부음을 들었습니다. 너무 아쉬웠습니다. 건강을 다시 되찾아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집사님께서 몸이 좋아지면서 등산을 하셨는데 그만 급성폐렴이 와서 숨을 거두신 것입니다. 인간적 아쉬움이 남지만 하나님이 데려가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그 소식을 듣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나는 은사목회가 아니라 은혜목회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내 은사, 내 능력으로 병을 낫게 하는 목회가 아닙니다. 나에게는 그럴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김집사님은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물론 말기 암에 걸려 왔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습니다. 병원의 판정에 따르면 이미 몇 달 전에 죽었어야 할 사람인데 우리 교회에 와서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새벽기도도 다니고, 또 담임목사인 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제가 전화만 해 줘도 그렇게 감사해하고 힘이 솟는다고 좋아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은사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목회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내 능력으로, 은사로 병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로 병이 낫을 사람만 오고 또한 성도들을 병 안 들게 지켜 주십니다. 여러분 한 번 보세요. 새에덴교회 성전 건축을 위해 헌신하고 교회 사명 잘 감당하는 성도들이 단 한 사람이라도 충성하다가 병든 사람이 있습니까, 사고 난 사람이 있습니까, 한 사람이라도 죽은 사람이 있습니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내 은사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입니다. 만약에 은사목회를 한다면 은근히 나를 교만하게 높일 줄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은혜 목회를 하기에 내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자랑뿐입니다. 주님의 이름만을 자랑하고 그 분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고 김정호집사님 장례식을 통하여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것도 결국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불꽃이 사그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김집사님도 하나님의 품에 안기기 전,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기뻐 뛰며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신앙생활을 하였습니까? 지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새에덴교회를 통하여서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를 맛보고 지금은 하나님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저는 은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아니, 제게 은사가 있다 하더라도 그 은사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은혜는 장담 할 수 있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붙잡고 목회하는 주의 종을 보증하사 여러분을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믿음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새에덴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로 움직이는 은혜목회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자손들까지 하나님의 은혜로 보증해 주시는 교회입니다. 물론 은사목회도 좋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은혜목회입니다.
저는 언제까지나 하나님만을 왕으로 높으며 그 분의 은혜를 구하는 은혜목회를 할 것입니다. 울먹거리는 가슴으로 기도할 것입니다. 눈물을 쏟으며 하나님의 은혜를 갈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은혜로 성도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자손대대로 믿음의 명문가문, 축복의 가문을 이루는 꿈을 이루어 갈 것입니다. 결코 내 자신을 높이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의 발에 눈물을 쏟으며 머리털로 씻었던 마리아의 심정으로 하나님의 은혜만을 갈망하며 목회할 것입니다. “주님, 내 자신을 높이는 은사가 아니라 주님의 발 앞에 눈물을 흘리는 은혜목회를 하게 하옵소서. 새에덴의 모든 성도들이 자손대대로 영영히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