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주 목요일에 한국의 기라성 같은 목사님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4월에 있을 세계한인목회자 세미나 관계로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주강사로 참여하기 때문에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제가 가장 바쁜 목사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보니까 가장 늦게 도착한 것입니다. 송구스런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기다리고 계시던 목사님들 중에서 김홍도 목사님이 저를 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소목사, 작년보다 얼굴 살이 더 많이 빠진 것 같아?”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제가 너무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다보니 배가 고파서 빠졌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얻어먹으러 오지 않았습니까? 좀 도와주십쇼.” 그랬더니 좌중에 폭소가 터지고 농담도 잘한다고 순간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들께서 얼굴 살은 빠져도 소목사가 들어오니까 전깃불이 켜진 것처럼 자리가 환해지고, 난로 불이 들어온 것처럼 열기가 훈훈하다고 칭찬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얼마나 성령 충만하면 이렇게 뜨겁냐면서 말입니다.
그러자 어느 목사님께서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죽전에 있는 새에덴교회에 한 번 가 보았는데 다른 곳은 다 눈이 오는데 새에덴교회 있는 곳만 눈이 안 오는 거야. 얼마나 성령의 불이 활활 타올랐으면 눈이 내려오다가도 하늘에서 다 녹아 버리는 가 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던 목사님들께서 “신문에도 온통 소강석목사 이야기만 가득하다” 고 하시면서 “우리 시대는 가고 있지만 이제 소목사는 뜨고 있는 차세대 지도자다. 이제는 바빠서 전화해도 받아주지도 않고 우리가 전화하면 받아 주느냐?” 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김홍도목사님께서 “나는 소목사에게 전화한 번 받아 보는 게 소원인데 전화도 안 해준다.” 며 고수급의 조크를 던졌고 좌중은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대화의 주제가 정치권으로 이어졌지만 도리어 이야기의 화제는 소목사와 새에덴교회로 옮겨졌습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뜨고 있는 교회이고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스타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결론은 건강 조심하고 잘 나갈 때 속도 조절을 잘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누구든지 한 번 쓰러지면 큰 일이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불사조 같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피닉스는 아무리 쓰러지고 불에 태워도 다시 날아가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저는 지금도 목회와 삶의 현장을 사투의 현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미국에 다녀올 때도 그렇습니다. 웬만하면 쉬어야 하겠지만 손에서 책을 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올 때도 비행기에서 아내는 잠을 자지만 저는 한숨도 자지 않고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더 읽을 책이 없어서 책을 가지고 있던 서장로님을 찾으려고 했지만 모두가 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자고 있어서 발견하지 못하고 더 이상 책을 못 읽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낮에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사상과 정신적 인프라를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그처럼 철저하게 준비하고 지혜와 신학적 사유의 깊이를 더 깊게 하려고 몸부림치기 때문에 오늘날의 제가 서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도 육체의 한계가 있고 쓰러지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사조가 쓰러져도 또 날아가고 검은 잿더미 속에서도 다시 타오르는 것처럼 다시 날아갈 것입니다. 한 번 사는 인생, 두 번 다시 살 수 없는 인생, 속히 지나가는 인생을 살면서 뭐가 아깝고 미련을 가지겠습니까? 저는 혼신의 힘을 다해 주님을 섬기고 교회와 성도를 위해 일하고 또 일할 것입니다. 제 몸을 불태우고 또 불태울 것입니다. 오후에는 미국에서 온 어느 목사님께서 꼭 만나자고 하셔서 만났는데 그 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제 이만큼 했으니 목회를 즐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코치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는 지금도 목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쁘고 힘든 일정을 의무감으로 한다면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정말 하나님 앞에 기뻐하고 성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회를 즐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수면이 부족하고 식사도 제때 하지 못해서 살이 약 5-6 킬로그램 정도가 빠졌습니다. 야위어가는 불사조의 모습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듣기도 하고, 제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발견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바빴으면 딸이 캐나다 유학에 가는데 공항에도 가지 못했겠습니까? 지난 금요일에는 지방의 어느 시장 만나고 돌아 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교회를 사랑하고 성도들을 사랑하는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뛰고 또 뛰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붙잡아주시는 한 저는 결코 쓰러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설령 넘어진다 할지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불사조처럼 달려가렵니다. 내일도 불사조처럼 날아가렵니다. 어떤 힘든 일이 있고 육체적인 피로와 고독 가운데서도 넘어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달려갈 것입니다. 쓰러지고 또 쓰러져 바닥에 누워도 다시 회복하고 더 높은 고도를 향해 비상하는 불사조의 꿈을 갖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