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릇은 오래 빚는다
최근에 저는 한 신문에서 너무도 아름다운 감동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지성인이요, 문인인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세례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에 소개된 이어령 전 장관의 인생 이야기가 저의 눈시울을 젖게 했습니다. 그는 누가보아도 남부러울 것 없는 지식인이요 존경받는 학자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턴가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그에게는 총명한 딸이 있었는데 미국으로 유학을 가 어렵게 공부한 끝에 변호사가 됐고, 로스앤젤레스 지방 검사로 활약하면서 청소년 마약 문제를 다룰 정도로 아버지에게는 자랑스러운 딸이요, 교민사회에선 성공한 한인이자 촉망받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딸 민아씨가 갑자기 1992년 갑상선암 판정을 받게 되었고 그 후로도 두 차례나 암이 재발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당하였습니다. 눈이 상하여 설거지도 못하는 딸을 보면서 아버지 이어령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유치원에 들어간 작은아들이 특수자폐아동으로 판명이 난 것입니다. 절망과 좌절의 세월,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울지 않고 잠든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구곡간장이 흘러내리고 아팠겠습니까?
하지만 시련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찾아왔습니다. 딸 민아 씨를 통하여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어령 선생의 딸 민아씨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의 고난을 원망과 불평으로 보내지 않고 오히려 더 하나님을 붙잡고 매달리며 급기야는 그 고난을 이겨낸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과 아들의 길고 길었던 투병기와 완치의 눈물겨운 과정을 세상을 향해 간증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특히 그의 아버지인 이어령 선생에게 말입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딸의 간증에 듣는 사람들마다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드디어 이어령 선생 자신마저도 그 주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에 엎드릴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이 전 장관은 세례를 받기로 결심한 후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못 해준 것을 해준 분이 있다면 대단한 것 아니냐” 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입니다.
딸의 고난을 경험하기 전까지 기독교는 인간 문화의 일부요 지식의 편린이었을 뿐이지만 고난의 용광로를 거쳐 온 이어령에게 하나님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요, 영혼의 구원자로 다가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의 중심이동을 통하여 주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고 세례를 받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딸의 고난 속에서 가장 찬란한 신앙의 꽃을 피운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 신앙의 간증이요, 감동의 소식입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성이 하나님을 만나고 인생의 황혼기에 주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례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 말입니다. 이것은 한국교회 전체의 기쁨이요, 감사할 일이요, 이 봄이 가져다 준 행복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 인생의 고난은 우리를 크게 만들어 줍니다. 큰 그릇은 오래 빚고 큰 나무는 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자라지 않습니까? 크게 빚어질 때는 더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오래 견디어야 하고 아픔이 있지만 그 고난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나면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큰 나무 아래 큰 그늘이 드리워서 많은 이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최근에 너무도 큰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겨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결국 그런 고난과 시련을 통하여서 저를 다듬으시고 더 낮추셔서 큰 그릇으로 빚어 주시는 것입니다. 나에게 이런 고난을 주신 것도 더 큰 그릇으로 빚으시기 위한 시련인 줄 압니다. 여러분 저를 보세요.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하나님이 연단하시고 고난의 용광로를 통과하게 하셨습니까? 그래서 오늘날의 제가 있고, 새에덴교회가 있고, 프라미스 콤플렉스의 찬란한 약속과 영광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큰 그릇은 오래 빚습니다. 이어령전 장관이 사랑하는 딸의 고난을 체험하면서 결국 위대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빚어졌던 것처럼 우리도 고난을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련의 아픔을 값진 진주로 만들어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고난이 올수록 더 하나님께 엎드리고 울부짖고 매달렸을 때 하나님은 고난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찬란한 축복과 기적으로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고난은 변장된 축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큰 그릇은 오래 빚습니다. 큰 축복의 사람, 큰 기적의 사람은 오랜 고난과 역경 속에서 빚어지는 것입니다.